대한민국 여자 컬링 국가대표팀 '5G(경기도청)'의 아름다운 도전이 이탈리아 코르티나의 빙판 위에서 멈춰 섰습니다. 승리하기만 하면 자력으로 4강 진출을 확정 지을 수 있었던 운명의 한 판이었기에, 경기 종료 후 선수들이 쏟아낸 눈물은 보는 이들의 마음을 더욱 먹먹하게 만들었습니다.

세계 최강 캐나다와 펼친 '벼랑 끝 승부'

한국 시간으로 18일, 이탈리아 코르티나 컬링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여자 컬링 예선 최종전에서 한국은 세계 랭킹 2위 캐나다를 만났습니다.

스킵 김은지, 서드 김민지, 세컨드 김수지, 리드 설예은, 핍스 설예지로 구성된 우리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 이탈리아, 영국, 일본, 중국, 그리고 강호 스웨덴까지 격파하며 5승 3패라는 준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4강행 티켓을 놓고 다툰 마지막 상대 캐나다의 벽은 높았습니다.

엎치락뒤치락, 손에 땀을 쥐게 한 전반전

경기는 시작부터 팽팽했습니다. 현지의 폭설로 인해 경기가 30분 지연되는 변수 속에서도 선수들은 집중력을 잃지 않았습니다. 1, 2엔드에 점수를 내주며 0-2로 끌려갔지만, 3엔드에서 김민지의 환상적인 투구에 힘입어 단숨에 3점을 뽑아내며 3-2 역전에 성공했습니다.

이후 캐나다가 다시 도망가면 한국이 끈질기게 따라붙는 양상이 이어졌고, 전반 5엔드까지 4-4 동점을 유지하며 메달을 향한 희망의 불씨를 지폈습니다.

통한의 6엔드, 그리고 멈추지 않은 추격

승부의 추가 기운 것은 6엔드였습니다. 캐나다의 스킵 레이첼 호먼은 세계 정상급다운 노련함으로 한국의 스톤 두 개를 한꺼번에 쳐내는 '더블 테이크아웃'을 성공시켰습니다. 반면 한국의 샷은 미세하게 빗나갔고, 이 틈을 타 캐나다가 한꺼번에 4점을 획득하며 점수는 4-8로 벌어졌습니다.

큰 점수 차에도 불구하고 우리 선수들은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7엔드와 9엔드에서 점수를 만회하며 7-9까지 추격했고, 마지막 10엔드에서도 하우스 안에 스톤을 쌓으며 기적을 노렸습니다. 그러나 캐나다의 빈틈없는 수비에 결국 최종 스코어 7-10으로 경기를 마쳤습니다.

"죄송하고 고맙습니다"… 눈물로 전한 진심

경기가 끝난 후 인터뷰 존은 눈물바다가 되었습니다. 12년 만에 다시 선 올림픽 무대에서 또 한 번 캐나다에 발목을 잡힌 스킵 김은지는 "경기 내용은 나쁘지 않았는데 6엔드가 너무 아쉽다"며 동생들에게 고마움과 미안함을 전했습니다.

팀의 분위기 메이커 설예은은 동료들을 껴안으며 "심적으로 힘들었을 텐데 웃어주며 버텨줘서 고맙다"고 오열했고, 김수지는 "준결승에 진출해 한 경기라도 더 보여드리고 싶었다. 이왕이면 메달도 따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 죄송하다"며 끝내 고개를 숙였습니다.

결과보다 빛났던 과정, 한국 컬링의 미래를 보다

비록 2018 평창 올림픽 이후 8년 만의 포디움 등극이라는 목표는 이루지 못했지만, 이번 대회에서 보여준 '5G' 팀의 경기력은 박수받기에 충분했습니다. 세계 강호들을 차례로 꺾으며 보여준 전략과 투지는 한국 컬링이 여전히 세계적인 수준임을 증명했습니다.

선수들은 "앞으로 지나가다 컬링이 보이면 조금만 더 관심 있게 봐달라"는 당부와 함께 대회를 마무리했습니다. 결과에 상관없이 끝까지 최선을 다한 우리 선수들에게 따뜻한 격려가 필요한 때입니다.